저희 아이는 4학년 2학기쯤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1학년이나 2학년 아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공기가 흘렀고, 바로 아래 학년인 5학년과 비교해도 뭔가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초등 사춘기'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춘기라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아이의 친구 엄마들과 의논을 해보았지만 여자아이들의 부모들이 많아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아빠의 부재로 혹여나 더 빗나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아이의 사춘기를 잘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았습니다.반항 신호, 어디까지가 사춘기이고 어디까지가 치료 대상인가제가 직접 6학년 아이들을 가까이서 본 경험상,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짜증이었습니다. 전날까지 멀쩡하던 아이가..
저도 처음엔 단호하게 혼내면 아이가 바로잡힐 거라고 믿었습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아들과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아들이 약속을 어기고 위풍당당하게 들어오는 순간, 제 머릿속에 그려놓은 그림이 와르르 무너지는 걸 몸으로 겪고 나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이의 잘못을 강하게 응징할수록 반성보다는 반발이 먼저 나온다는 사실, 직접 부딪혀보기 전까지는 정말 몰랐습니다.훈육이 응징이 되는 순간5시까지 들어오기로 했는데 아들이 약속을 어겼습니다. 4시 반에 미리 전화까지 해줬는데도요. 그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엄마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줄게"라는 마음으로 문을 잠갔습니다. 아이가 울면서 "잘못했어요, 문 열어줘요"라고 빌 거라는 장면을 상상했거든요.현실은 달랐습니다. 2시간..
30평대 아파트 아이방 기준 사이즈는 세로 4,170mm, 가로 3,500mm 안팎입니다. 이 면적 안에서 침대, 책상, 붙박이장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방의 분위기와 아이의 공부 집중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가 여러 사례를 보면서 느낀 건 하나입니다. 예쁜 배치가 아니라 '이 아이에게 맞는 배치'가 정답이라는 것.동선설계가 배치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이유인테리어에서 동선이란 사람이 공간 안에서 움직이는 경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어디서 어디로 몸이 이동하는가"를 설계하는 작업입니다. 아이방처럼 작은 공간에서는 이 동선이 겹쳐야 효율적입니다. 의자를 당겨 앉는 공간과 붙박이장 문을 여는 공간이 같은 구역에 있으면, 한정된 면적을 두 번 쓰는 게 아니라 하나로 통합할 수 있거든요.제가 직접 여러..
초등학교 1학년인 저희 아이는 고고학자가 되는 것이 꿈인데 지금도 흙을 파고 안에 어떠한 돌이 있는지 어떤 곤충이 있는지 둥금해하며 호기심을 갖습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아이는 흙을 파는 것을 좋아했는데 단순히 호기심으로 이렇게 길게 아이가 호기심을 가질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식물, 곤충, 흙이 있는 곳으로 자주 교외로 나가곤 합니다. 우연히 아이와 박물관에 갔다가 유리 너머 토기 하나를 한참 들여다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그 물건이 어디서 왔고, 누가 찾아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 서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전시장 안에는 설명 패널 하나만 있었지만, 그 뒤에는 저도 몰랐던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이 쌓여 있었습니다.땅속에서 역사를 꺼내는 일, 고고학자의 현장고고학자의 일이 어떤 것인지..
솔직히 저는 아이가 입학하고 나서 한동안 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독서를 해야 한다, 연산은 매일 해야 한다, 영어도 흘려듣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들이 넘쳐났는데, 막상 아이 앞에 앉혀두면 어떤 것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건, 학습 설계보다 아이를 어떤 존재로 대하느냐가 훨씬 먼저라는 것이었습니다.학습 설계: 처음부터 다 잡으려다 다 놓친다입학 직후에 독서, 수학, 영어를 동시에 시작하려 했던 게 제 첫 번째 실수였습니다.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기질상 낯선 환경이 버겁게 느껴지는 아이라면 집에 돌아오는 것만으로 이미 소진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그래서 제가 직접 써봤을 때..
저는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육자입니다. 저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으로 기분이 좋기도 또는 화도 납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생각하고 말하자, 생각하고 행동하자입니다. 아직 자신의 감정에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중학생아이들은 모두가 충동적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사실 충동적 기질이 높은 아이들은 환경에 문제도 있겠지만 그리고 청소년기에 감정 조절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예민한 나이라서"가 아닙니다. 뇌 구조상 감정을 통제하는 부위가 아직 공사 중인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야,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왜 그렇게 당황하시는지 비로소 납득이 됐습니다.뇌는 아직 공사 중입니다 — 전두엽과 편도체가 만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