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눈을 자꾸 깜빡이거나 킁킁거리는 소리를 낸다면, 그게 정말 단순한 버릇일까요? 저는 댄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지 10년이 넘었는데, 요즘 들어 부쩍 틱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늘었다는 걸 몸으로 느낍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가 아이를 보호하는 방식이 정말 옳은가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졌습니다.
틱 증상, 왜 습관으로 오해받는가
틱장애는 불수의 운동(involuntary movement)이라는 특징을 갖습니다. 여기서 불수의 운동이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갑작스럽게 반복되는 신체 움직임이나 소리를 의미합니다. 눈 깜빡임, 코 킁킁거림, 어깨 들썩임처럼 얼핏 버릇처럼 보이는 행동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이 증상들이 감기 후유증이나 단순 습관과 구별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부모님들이 아이의 틱 증상을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안구건조증으로 오인하다가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한 학생의 어깨 움직임을 자세 불량 정도로 봤다가, 제가 살짝 혼을 낸 직후 그 움직임이 급격히 심해지는 걸 보고 뭔가 다르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틱장애는 크게 운동 틱과 음성 틱으로 나뉩니다. 운동 틱은 특정 근육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고, 음성 틱은 반복적인 소리나 발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둘이 동시에 1년 이상 지속되면 뚜렛 증후군(Tourette syndrome)으로 진단됩니다. 뚜렛 증후군이란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만성화된 복합 틱장애로,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운동 틱과 음성 틱, 어디서 멈추는가
틱 증상은 처음부터 심하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보통 5,7세에 눈 깜빡임 같은 단순 운동 틱으로 시작해, 2~3년이 지나면 머리 흔들기나 어깨 들썩임으로 번집니다. 이후 다시 3~4년이 경과하면 킁킁거림이나 발성 같은 음성 틱이 동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을 가르치면서 이 경과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처음에는 어깨를 살짝 들썩이는 수준이었는데, 제가 나쁜 습관을 지적하며 다그쳤을 때 어깨 틱이 눈에 띄게 심해졌습니다. 반대로 아이를 진정시키고 편안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어갔을 때는 증상이 서서히 가라앉았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 저는 그 학생에게 혼을 내는 대신 다른 방식을 찾게 됐습니다.
틱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져도 재발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학년이 올라가거나 새 학기처럼 스트레스 상황이 생기면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세 번 이상 재발하면 성인 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기에 발견해서 빨리 치료에 들어갈수록 치료 반응이 좋고 기간도 짧아진다는 점에서, 부모님의 세심한 관찰이 결국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틱 증상의 경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단계: 단순 운동 틱 (눈 깜빡임, 코 찡그림)
- 2단계: 복합 운동 틱 (머리 흔들기, 어깨 들썩임)
- 3단계: 음성 틱 동반 (킁킁거림, 반복 발성)
- 4단계: 복합 음성 틱 또는 뚜렛 증후군으로 진행 가능
ADHD와 틱장애, 어떻게 다른가
틱장애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ADHD, 즉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입니다. ADHD란 주의력 부족, 충동성, 과잉행동이 함께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로,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틱장애와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틱장애는 특정 근육이나 소리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있는 반면, ADHD는 집중력 자체가 흩어져 이 일 저 일을 동시에 하거나, 수업 중에 불쑥 발언하거나, 친구의 대화에 갑자기 끼어드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도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정말 수업 운영이 쉽지 않습니다.
두 질환이 동반될 경우,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습 난이도가 높아지는 시점과 맞물려 적대적 반항 장애나 행동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ADHD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 틱을 유발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는데,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두 질환의 발병 시기가 겹치다 보니 생긴 오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동 정신건강 관련 통계에 따르면 틱장애를 경험하는 아동은 전체 인구의 5~15%에 달하며, 이 중 약 1%가 만성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숫자로만 보면 적어 보이지만, 만성화된 1%의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혼내지 않는 것이 답일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틱장애 아이를 지적하거나 야단치면 증상이 악화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아이가 긴장하고 위축될수록 스트레스가 쌓이고 틱이 더 자주 나타납니다. 이 부분에서는 저도 완전히 동의합니다.
하지만 제가 10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틱이 있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어른에게 제대로 혼나본 경험이 별로 없는 완벽주의 성향의 아이들이라는 점입니다. 틱장애 때문에 혼을 내지 말자는 접근과, 아이가 실패를 경험하고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키워주는 교육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넘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것이 교육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실패를 경험하고, 때로는 넘어지고, 그것을 스스로 이겨내는 과정이 결국 아이를 단단하게 만든다고 봅니다. 틱 증상에 대해 야단을 치지 않는 것과, 아이를 과잉보호하며 모든 어려움을 차단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 학생도 제가 예쁘게 대해주되, 댄스 자체에서는 틀린 부분을 분명히 짚어줬을 때 더 자신감을 키워갔습니다.
틱장애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증상을 숨기거나 덮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왜 불편한지, 무엇이 힘든지를 먼저 찾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이해와 배려가 전제된 상태에서 아이 스스로 버텨내는 힘을 키워주는 것, 그것이 교육자로서 저의 결론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아이의 틱 증상이 지속된다면 소아정신과 또는 한방 소아과 전문의와 반드시 상담하시기 바랍니다.